주짓수에는 다양한 밈들이 존재하는데, 그중에서도 "블루벨트 블루스"라는 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왜 주짓수를 수련하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블루벨트에서 주짓수를 멈추는 걸까요? 이 글에서는 그 이유에 대해 제 개인적인 경험과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독자분들과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는 점, 미리 이해해 주시면 좋겠어요.
주짓수 수련의 여정
저는 뉴질랜드에서 주짓수를 시작했는데요, 한국에 휴가를 갈 때마다 잠깐씩 훈련을 하기도 하지만, 주로 뉴질랜드에서 운동하고 있어요. 처음에 블루벨트를 받던 도장 친구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모습을 보았고, 저도 블루벨트 승급 때 관장님으로부터 "사라지지 말고 꾸준히 나와"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게 우리 도장만의 문제 거나 뉴질랜드에만 국한된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주짓수를 시작한 지 8년 반이 지난 지금, 이 문제는 뉴질랜드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인 문제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2016년 4월에 주짓수를 시작했고, 2018년 12월에 블루벨트로 승급했어요. 이후로도 많은 고비를 넘기며 코비드 시기를 견뎌내고, 2021년 12월에 퍼플벨트, 2023년 5월에 브라운벨트를 받았습니다. 부상 기간을 제외하고는 주 4~5회 수련하려고 꾸준히 노력하고 있어요. 2024년 9월 18일 현재까지 수련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났고, 다양한 이유로 주짓수를 그만두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특히 그 시점이 블루벨트를 받고서 얼마 안 돼서 멈추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 현상에 대해 제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
블루벨트에서 멈추는 이유
- 성취감 이후의 정체 화이트벨트에서 블루벨트로 승급할 때의 그 기쁨은 정말 대단하죠. 첫 유색 벨트이자, 백지에서 시작해 어느 정도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는 시점이니까요. 그런데 블루벨트를 받은 후, 다음 단계로 가야 하는 동기부여가 약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블루 벨트 하나만 바라보고 그 색을 얻기 위해 1년 반에서 2년의 시간을 달려온 후에 목표가 사라지고 번아웃 비슷한 현상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다음 벨트인 퍼플벨트로 가기 위해 또다시 1년 반에서 2년 정도의 수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잠깐 숨을 고르고 가려고 마음먹었다가 영원히 쉬었게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 현실적인 삶의 압박 주짓수를 처음 시작할 때는 열정 하나로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고, 모든 시간을 주짓수에 투자하게 됩니다. 하루종일 도장 갈 시간만 기다리고, 모든 약속은 수련 스케줄에 맞춰지게 되죠. 저도 처음에는 주짓수에 모든 시간을 쏟아부었습니다. 도장 와서 맨날 하는 건 탭 치는 것 밖에 없었어면서도 매일매일 퇴근 후 도장 갈 시간만 기다렸죠. 하지만 그 시간이 1년, 2년이 넘어가면서 현실적인 책임들이 늘어나는 것 같더라고요. 직장 생활, 가족, 친구들과의 관계 등 현실적인 압박이 커지면서 주짓수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가 줄어들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주짓수를 시작한 지 2년 차 정도가 되는 블루벨트 즈음에는 이런 압박이 더 크게 느껴져 수련을 지속하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매번 친구나 가족들과의 모임 혹은 회사의 회식 등 도장 외의 다른 사회생활을 피할 수 없으니까요.
- 기술의 벽에 부딪힘 블루벨트에서는 기본적인 기술을 어느 정도 익혔다고 생각하지만, 퍼플벨트로 가려면 더 깊은 이해와 응용 그리고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기술의 벽에 부딪히게 되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랬던 것 같은데요. 저는 시합도 나가보고, 영상도 분석해 보고, 혼자 연습도 해봤지만 화이트벨트 때처럼 실력이 눈에 띄게 느는 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저는 그 시점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백지에 그림을 그릴 때는 몇 획만 그려도 엄청나게 많은 변화가 있는 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어느 정도 그려진 그림 위에 작업을 하면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죠.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성장의 속도가 더딘 것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 기간에 성장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잘 느껴지지 않을 뿐이었던 거였죠.
- 경쟁과 비교 동료 수련생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는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이 자주 들기도 하죠 "왜 나는 저 사람처럼 잘하지 못할까?" 이런 생각이 들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수련에 대한 흥미도 잃게 되죠. 특히 치고 올라오는 화이트 벨트들에게 탭을 주게 되면 그 상실감을 말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나는 2~3년 한 블루인데 얼마 되지도 않은 화이트에게 탭을 줬어"라고 생각하며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그 상처를 많이 받았었죠. 도장에 가면서 그 친구가 도장에 나오지 않기를 바란 적도 있고, 일부러 스파링을 피한 적도 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 보면 탭 한 번 준다고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도장에서 스파링이 아시안게임 선발전도 아닌데 말이죠. 어디서 본글인데 탭의 의미는 상대방을 인정하고 내가 좀 더 배워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하더라고요.
- 부상과 회복의 어려움 주짓수는 접촉 스포츠다 보니 부상 위험이 항상 존재하는 것 같아요. 특히 블루벨트에 도달한 후에는 다양한 기술을 더 깊이 있게 연습하고, 상대방과 더 치열하게 대결하는 과정에서 부상 위험이 높아지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부상을 당하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그로 인해 수련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게 되기도 하더라고요. 저도 다양한 부상을 겪으면서 "내가 뭘 위해 이 운동을 하는 걸까?" , "이게 최선인가?", "몸을 망쳐가면서 내가 이 운동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어요. 근대 대부분의 부상은 어떻게 생각하면 60% 이상은 제 부주의에 의해서 발생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서핑을 병행하고 있었는데 주짓수 부상으로 서핑도 못하게 되니 참 아쉽더라고요. 그리고 물론 부상은 생계유지에 영향을 줄수도 있습니다.
블루벨트를 극복하는 방법
- 주짓수의 본질 즐기기 주짓수의 본질은 벨트 색깔이 아니라 수련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장기적인 목표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주짓수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승급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기술을 마스터하거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도 하나의 목표를 만들어보면 좋겠죠. 화이트에서 블랙까지 승급은 20번이지만 주짓수 기술은 수만 가지니까요. 그 기술 하나하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걸 목표로 삼는다면 지루할 틈이 없지 않을까 생각해요.
- 커뮤니티와 함께하기 주짓수는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닙니다. 함께 연습하는 동료들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코치나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수련에 대한 조언을 얻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여러분 도장에 계신 모든 유색벨트들은 아마 블루벨트 블루스를 극복하고 그 자리에 올라가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분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고민을 상담한다면 그분들의 경험을 기반으로 좋은 조언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 꾸준한 루틴 만들기 주짓수를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꾸준히 연습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들어보세요. 그리고 선수생활을 하지 않는 이상 본인의 사회생활도 중요합니다. 그 사회 생활을 유지하면서 주 2~3회 정도 수련을 하고 조건과 체력이 허락하면 횟수를 늘려서 4~5회 정도로 늘려서 유동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지치지 않는 루틴을 만드는 데 좋은 것 같습니다.
- 마인드셋 변화 블루벨트에서 퍼플벨트로 가는 과정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이 과정을 즐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장은 불편함을 감수하는 과정이고,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 성장의 증거라고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꼭 마인드 셋을 추가해 보세요. "내가 화이트벨트한테 탭을 줬다고 세상이 무너지거나 그동안 내가 한 노력이 사라지는 건 아니야."
- 긍정적인 자기 대화 부정적인 생각보다 긍정적인 생각은 주짓수 수련 중 자신감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 "나는 왜 이렇게 못하지?" 대신 "나는 성장하고 있어"라고 말해보세요. 이렇게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면 마음가짐이 바뀌고, 장기적인 성장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의식적으로 자신을 격려하는 연습을 통해 긍정적인 반응을 습관화하면 어려움도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아요.
- 부상 예방과 관리 부상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주짓수 수련 중 부상을 줄이기 위해 적절한 워밍업과 스트레칭, 자신의 신체 상태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크로스핏, 달리기,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은 다른 운동과 병행하는 것도 부상을 예방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리하게 버티지 말고 탭을 치는 습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 탭을 친다고 내 주짓수가 잘못된 거거나 세상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무리하게 버티다가 더 큰 부상으로 운동을 쉬게 될 수도 있습니다.
부상이 발생했을 때는 적절한 휴식과 재활 훈련을 통해 회복에 집중해야 합니다. 어느정도 회복했다고 생각하고 다시 도장에 나왔다가 더 큰 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명심하세요 "여러분들의 몸은 여러분이 생각한 거 이상으로 소중합니다. 그리고 병원비는 비쌉니다."
마무리
블루벨트에서 멈추지 않고 주짓수를 계속 즐기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여러 번의 위기를 겪었지만, 철저한 자기 객관화와 주변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상 관리와 멘탈 관리는 주짓수 수련뿐 아니라 모든 운동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니, 몸과 마음의 신호를 잘 듣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자신만의 페이스로 즐기면서 주짓수를 계속하는 것이에요. 주짓수는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니까요. 함께 파이팅 해요!
참고할 문서
블루벨트에서 그만두는 현상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면 아래의 자료들을 참고해 보세요:
- 블루벨트에서 왜 그만두는가? (국내 자료)
- The Psychology Behind the Blue Belt Blues in BJJ (해외 자료)
- Why Do Most People Quit BJJ at Blue Belt? (해외 자료)
- 주짓수 부상 예방과 관리 (해외 자료)
- 주짓수에서 멘털 강화를 위한 팁 (해외 자료)
저도 자료들을 읽어보고 지금 이 글을 쓰는 건데요. 이 문서들은 블루벨트에서 그만두는 현상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정보를 전달해 주는 것 같아요. 이 글들을 통해 여러분도 이 시기를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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