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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주짓수

주짓수 블루벨트의 함정: 왜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멈추는가?

by rok828 2024. 9. 20.

주짓수에는 다양한 밈들이 존재하는데, 그중에서도 "블루벨트 블루스"라는 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왜 주짓수를 수련하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블루벨트에서 주짓수를 멈추는 걸까요? 이 글에서는 그 이유에 대해 제 개인적인 경험과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독자분들과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는 점, 미리 이해해 주시면 좋겠어요.

주짓수 수련의 여정

저는 뉴질랜드에서 주짓수를 시작했는데요, 한국에 휴가를 갈 때마다 잠깐씩 훈련을 하기도 하지만, 주로 뉴질랜드에서 운동하고 있어요. 처음에 블루벨트를 받던 도장 친구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모습을 보았고, 저도 블루벨트 승급 때 관장님으로부터 "사라지지 말고 꾸준히 나와"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게 우리 도장만의 문제 거나 뉴질랜드에만 국한된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주짓수를 시작한 지 8년 반이 지난 지금, 이 문제는 뉴질랜드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인 문제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2016년 4월에 주짓수를 시작했고, 2018년 12월에 블루벨트로 승급했어요. 이후로도 많은 고비를 넘기며 코비드 시기를 견뎌내고, 2021년 12월에 퍼플벨트, 2023년 5월에 브라운벨트를 받았습니다. 부상 기간을 제외하고는 주 4~5회 수련하려고 꾸준히 노력하고 있어요. 2024년 9월 18일 현재까지 수련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났고, 다양한 이유로 주짓수를 그만두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특히 그 시점이 블루벨트를 받고서 얼마 안 돼서  멈추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 현상에 대해 제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

블루벨트에서 멈추는 이유

  1. 성취감 이후의 정체 화이트벨트에서 블루벨트로 승급할 때의 그 기쁨은 정말 대단하죠. 첫 유색 벨트이자, 백지에서 시작해 어느 정도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는 시점이니까요. 그런데 블루벨트를 받은 후, 다음 단계로 가야 하는 동기부여가 약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블루 벨트 하나만 바라보고 그 색을 얻기 위해 1년 반에서 2년의 시간을 달려온 후에 목표가 사라지고 번아웃 비슷한 현상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다음 벨트인 퍼플벨트로 가기 위해 또다시 1년 반에서 2년 정도의 수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잠깐 숨을 고르고 가려고 마음먹었다가 영원히 쉬었게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2. 현실적인 삶의 압박 주짓수를 처음 시작할 때는 열정 하나로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고, 모든 시간을 주짓수에 투자하게 됩니다. 하루종일 도장 갈 시간만 기다리고, 모든 약속은 수련 스케줄에 맞춰지게 되죠. 저도 처음에는 주짓수에 모든 시간을 쏟아부었습니다. 도장 와서 맨날 하는 건 탭 치는 것 밖에 없었어면서도 매일매일 퇴근 후 도장 갈 시간만 기다렸죠. 하지만 그 시간이 1년, 2년이 넘어가면서 현실적인 책임들이 늘어나는 것 같더라고요. 직장 생활, 가족, 친구들과의 관계 등 현실적인 압박이 커지면서 주짓수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가 줄어들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주짓수를 시작한 지 2년 차 정도가 되는 블루벨트 즈음에는 이런 압박이 더 크게 느껴져 수련을 지속하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매번 친구나 가족들과의 모임 혹은 회사의 회식 등 도장 외의 다른 사회생활을 피할 수 없으니까요.
  3. 기술의 벽에 부딪힘 블루벨트에서는 기본적인 기술을 어느 정도 익혔다고 생각하지만, 퍼플벨트로 가려면 더 깊은 이해와 응용 그리고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기술의 벽에 부딪히게 되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랬던 것 같은데요. 저는 시합도 나가보고, 영상도 분석해 보고, 혼자 연습도 해봤지만 화이트벨트 때처럼 실력이 눈에 띄게 느는 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저는 그 시점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백지에 그림을 그릴 때는 몇 획만 그려도 엄청나게 많은 변화가 있는 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어느 정도 그려진 그림 위에 작업을 하면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죠.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성장의 속도가 더딘 것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 기간에 성장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잘 느껴지지 않을 뿐이었던 거였죠.
  4. 경쟁과 비교 동료 수련생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는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이 자주 들기도 하죠 "왜 나는 저 사람처럼 잘하지 못할까?" 이런 생각이 들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수련에 대한 흥미도 잃게 되죠. 특히 치고 올라오는 화이트 벨트들에게 탭을 주게 되면 그 상실감을 말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나는 2~3년 한 블루인데 얼마 되지도 않은 화이트에게 탭을 줬어"라고 생각하며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그 상처를 많이 받았었죠. 도장에 가면서 그 친구가 도장에 나오지 않기를 바란 적도 있고, 일부러 스파링을 피한 적도 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 보면 탭 한 번 준다고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도장에서 스파링이 아시안게임 선발전도 아닌데 말이죠. 어디서 본글인데 탭의 의미는 상대방을 인정하고 내가 좀 더 배워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하더라고요.
  5. 부상과 회복의 어려움 주짓수는 접촉 스포츠다 보니 부상 위험이 항상 존재하는 것 같아요. 특히 블루벨트에 도달한 후에는 다양한 기술을 더 깊이 있게 연습하고, 상대방과 더 치열하게 대결하는 과정에서 부상 위험이 높아지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부상을 당하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그로 인해 수련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게 되기도 하더라고요. 저도 다양한 부상을 겪으면서 "내가 뭘 위해 이 운동을 하는 걸까?" , "이게 최선인가?", "몸을 망쳐가면서 내가 이 운동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어요. 근대 대부분의 부상은 어떻게 생각하면 60% 이상은 제 부주의에 의해서 발생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서핑을 병행하고 있었는데 주짓수 부상으로 서핑도 못하게 되니 참 아쉽더라고요. 그리고 물론 부상은 생계유지에 영향을 줄수도 있습니다. 

블루벨트를 극복하는 방법

  1. 주짓수의 본질 즐기기 주짓수의 본질은 벨트 색깔이 아니라 수련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장기적인 목표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주짓수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승급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기술을 마스터하거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도 하나의 목표를 만들어보면 좋겠죠. 화이트에서 블랙까지 승급은 20번이지만 주짓수 기술은 수만 가지니까요. 그 기술 하나하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걸 목표로 삼는다면 지루할 틈이 없지 않을까 생각해요.
  2. 커뮤니티와 함께하기 주짓수는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닙니다. 함께 연습하는 동료들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코치나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수련에 대한 조언을 얻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여러분 도장에 계신 모든 유색벨트들은 아마 블루벨트 블루스를 극복하고 그 자리에 올라가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분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고민을 상담한다면 그분들의 경험을 기반으로 좋은 조언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3. 꾸준한 루틴 만들기 주짓수를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꾸준히 연습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들어보세요. 그리고 선수생활을 하지 않는 이상 본인의 사회생활도 중요합니다. 그 사회 생활을 유지하면서 주 2~3회 정도 수련을 하고 조건과 체력이 허락하면 횟수를 늘려서 4~5회 정도로 늘려서 유동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지치지 않는 루틴을 만드는 데 좋은 것 같습니다.
  4. 마인드셋 변화 블루벨트에서 퍼플벨트로 가는 과정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이 과정을 즐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장은 불편함을 감수하는 과정이고,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 성장의 증거라고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꼭 마인드 셋을 추가해 보세요. "내가 화이트벨트한테 탭을 줬다고 세상이 무너지거나 그동안 내가 한 노력이 사라지는 건 아니야."
  5. 긍정적인 자기 대화 부정적인 생각보다 긍정적인 생각은 주짓수 수련 중 자신감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 "나는 왜 이렇게 못하지?" 대신 "나는 성장하고 있어"라고 말해보세요. 이렇게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면 마음가짐이 바뀌고, 장기적인 성장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의식적으로 자신을 격려하는 연습을 통해 긍정적인 반응을 습관화하면 어려움도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아요.
  6. 부상 예방과 관리 부상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주짓수 수련 중 부상을 줄이기 위해 적절한 워밍업과 스트레칭, 자신의 신체 상태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크로스핏, 달리기,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은 다른 운동과 병행하는 것도 부상을 예방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리하게 버티지 말고 탭을 치는 습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 탭을 친다고 내 주짓수가 잘못된 거거나 세상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무리하게 버티다가 더 큰 부상으로 운동을 쉬게 될 수도 있습니다. 
    부상이 발생했을 때는 적절한 휴식과 재활 훈련을 통해 회복에 집중해야 합니다. 어느정도 회복했다고 생각하고 다시 도장에 나왔다가 더 큰 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명심하세요 "여러분들의 몸은 여러분이 생각한 거 이상으로 소중합니다. 그리고 병원비는 비쌉니다."

마무리

블루벨트에서 멈추지 않고 주짓수를 계속 즐기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여러 번의 위기를 겪었지만, 철저한 자기 객관화와 주변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상 관리와 멘탈 관리는 주짓수 수련뿐 아니라 모든 운동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니, 몸과 마음의 신호를 잘 듣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자신만의 페이스로 즐기면서 주짓수를 계속하는 것이에요. 주짓수는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니까요. 함께 파이팅 해요!

참고할 문서

블루벨트에서 그만두는 현상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면 아래의 자료들을 참고해 보세요:

  1. 블루벨트에서 왜 그만두는가? (국내 자료)
  2. The Psychology Behind the Blue Belt Blues in BJJ (해외 자료)
  3. Why Do Most People Quit BJJ at Blue Belt? (해외 자료)
  4. 주짓수 부상 예방과 관리 (해외 자료)
  5. 주짓수에서 멘털 강화를 위한 팁 (해외 자료)

저도 자료들을 읽어보고 지금 이 글을 쓰는 건데요. 이 문서들은 블루벨트에서 그만두는 현상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정보를 전달해 주는 것 같아요.  이 글들을 통해 여러분도 이 시기를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